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해 노골적인 인종차별 공격을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반하장으로 되레 사과를 요구하고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공세를 폈다.

세계 각지의 이민자를 수용, '멜팅팟'(Melting Pot·용광로)이란 별칭을 얻어가며 번영을 이룬 미국의 근본 원칙을 뒤흔드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는 오히려 파문의 확산을 지지자 결집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양상이다. 결국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전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하려는가,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끔찍한 말들에 대해서 말이다"라고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미국산제품 전시회' 연설에서도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불평뿐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얘기는,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나라를 열정적으로 증오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으로 여겨지는 걸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많은 이들이 내게 동의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내가)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든다고 하는데 아주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역공했다.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인 윌 허드는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트윗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CNN은 이날 오후를 기준으로 16명의 공화당 상·하원 의원이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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