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Need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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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후 증상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이 미국과 유럽에서 속출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자국 내에서 100명에 육박하는 어린이들이 독성쇼크증후군(독성 물질이 혈액을 통해 전달돼 발열, 염증, 근육통, 구토 등을 일으키는 증상)과 비슷한 괴질 증상을 나타냈으며 사망 사례도 보고됐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에는 ‘어린이들에게 나타나는 희귀하고 위험한 증상’에 대해 관찰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전해졌습니다. 8명의 어린이가 이 질환에 걸리고 그중 14세 청소년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의료진은 런던 에블리나 소아병원에 입원한 8명의 어린이 모두에게서 고열과 발진, 안구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대부분 호흡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의사들은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새로운 질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와사키병은 급성 열성 염증 질환으로 5세 이하 유아에게서 드물게 나타났습니다. 괴질은 가와사키병과 달리 16세 청소년에게서도 나타났습니다.

임피리얼칼리지런던의 소아 감염병 전문가 리즈 위태커 박사는 “팬데믹 가운데서 이 같은 질환이 나타났다는 건 코로나19와 이 질환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시점으로부터 3~4주 후에 이 괴질이 속출했습니다.

괴질은 감염 후 현상(post-infectious phenomenon)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으며 감염 후 항체 생성과 관련된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이클 레빈 임피리얼칼리지런던 소아과 교수는 “이 병에 걸린 아이들 대부분은 코로나19에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항체 검사에선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특이한 면역 반응이 개입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서 사망한 14세 소년의 경우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냈고, 기저질환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소아 괴질은 국내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17개주에서 150건의 사례가 관찰됐습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뉴욕에선 100여건의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그중 50여명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거나 항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았고 집중치료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사례 보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망 사례가 나오고 전국적으로 소아 괴질이 퍼질 조짐을 보이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주 안으로 의료진에게 소아 괴질에 대한 경고를 발동할 계획을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북부 베르가모에서 10명의 어린이가 괴질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10명은 모두 만 7세 전후로 독성쇼크증후군 증상을 보였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습니다. 8명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 국내과 유럽 의료진은 이 희귀 질환에 대한 연구를 공조해 진행 중이다. 보스턴 소아병원의 제프리 번스 박사는 “소아 괴질에 대한 연구는 왜 성인보다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밝혀줄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어린이들의 면역 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백신 개발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소아과 전문가들은 단지 아이들에게만 발생하는 증상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GoodNews paper ⓒ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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