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씨 모습 (출처: abc News) 
출처: NBC 캡처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46) 사건에 전국이 들끓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잉 진압에 가담한 경찰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징계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흑인 사회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유색인종에게 불리한 사법체계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식당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플로이드 씨는 25일 오후 8시경 길거리에서 위조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에게 제압을 당했습니다.

한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백인 경찰은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날 죽이지 말라”는 플로이드 씨의 호소에도 그의 목을 무릎으로 거세게 짓눌렀습니다.

시민들이 “사람을 죽일 셈이냐. 코피를 흘린다” “무릎을 치우라”고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으며 다른 경찰은 플로이드 씨가 말을 한다며 “말을 할 수 있으니 숨도 쉰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로이드 씨는 어머니를 부르면서 “전신이 아프다”고 절규했지만 경찰은 그를 풀어주지 않았습니다.

땅바닥에 얼굴이 짓눌린 채 의식을 잃은 플로이드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9시 25분경 숨졌습니다.미니애폴리스 경찰은 사망 원인이 의료 사고 때문이라고 주장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2014년 불법으로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역시 백인 경찰관에게 목이 졸려 숨진 뉴욕의 흑인 남성 에릭 가너 씨(당시 44세) 사건과 판박입니다.

당시 가너 씨도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경찰관이 목조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해당 경찰은 5년 후 파면됐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주민들 시위모습 (출처: Grzly on Reddit 캡처)

 

이에 26일 미니애폴리스 등 미네소타 전역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플로이드 씨의 마지막 말 “숨을 쉴 수 없다”는 문장을 구호처럼 외쳤습니다.

경찰을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에 빗대거나 ‘살인자 경찰을 감옥에’란 팻말도 등장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서 유리창을 깨고 경찰차를 파손했습니다. 경찰 역시 최루탄을 쏘며 맞섰다.

야당인 민주당은 유색인종에 적대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후 유사 사고가 늘었다며 11월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삼을 태세입니다.

자메이카계 흑인 후손이자 민주당의 유력한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흑인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구조적인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 역시 “경찰은 최소한의 인간성을 상실했다. 흑인이라는 게 더 이상 사형선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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