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쿠오모 프라임타임 캡처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고조되는 가운데 CNN의 크리스 쿠오모(50) 앵커가 “시위가 예의바르고 평화적일 필요는 없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쿠오모 앵커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63)의 동생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쿠오모의 프라임 타임’이라는 뉴스 프로그램을 맡고 있습니다.

쿠오모 앵커는 2일 저녁(현지시간) 뉴스를 진행하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문제로만 바라본다”며 “문제는 이들을 거리로 나가게 만든 지속적이고, 유독한 불평등과 불공평이다”고 했습니다.


그는 “대체 어떤 시위대가 예의바르고, 평화로운가. 있다면 보여달라”며 “지금은 평온해야 할 때가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이야말로 평화롭고, 절제되고, 침착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쿠오모 앵커의 발언에 보수 언론인들의 반박이 잇따랐습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한 기자는 “시위대가 예의를 갖추지 않는 건 상관 없지만, 법은 그들이 평화로운 질서를 유지할 것을 명시한다”고 말했다. 내셔널 리뷰 역시 “옛 전통은 ‘시위대는 대부분 평화롭다’고 하는데, 요즘은 ‘누가 평화적인 시위를 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고 조롱했습니다.

같은날 뉴욕타임스(NYT)의 니콜 해나-존스 기자 역시 CBSN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약탈을 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해 비난을 샀습니다. 그는 최근 사회 양극화 문제를 다룬 기사로 퓰리처를 수상한 언론인입니다.

해나-존스는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의 재산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법이 이들을 존중하지 않았을 때, 이들 역시 법을 존중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나-존스의 트위터에 그의 주소를 명시하며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내 집을 불태우거나 파괴해야 한다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몇몇 매체는 내가 약탈과 폭력을 옹호한다며 가짜 뉴스를 배포하고 있다”면서 “이는 흑인 기자인 나를 침묵시키겠다는 전술입니다.

나는 움츠러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5일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미 전역에선 인종차별 반대와 사법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시위가 격화되며 약탈과 폭력 행위로도 번졌습니다.

흑인의 생명을 중시하지 않는 경찰이 건물을 부수고,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벌하는 태도에 반기를 들면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격화된 시위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주 방위군 투입을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방위군이 제때 투입되지 않을 경우 연방 군대를 총동원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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