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에 나선 궁극적인 목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에 있는 게 아니라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과 바이든 행정부 외교 방향 전환, 중국과의 경쟁에 방점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무부는 지난 24일 블링컨 장관이 이날부터 27일까지 예루살렘 및 팔레스타인 임시 행정 수도인 라말라, 이집트의 카이로, 요르단의 암만 등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 목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무력충돌을 벌이다가 21일을 기해 휴전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일뿐 그 이면에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27일 블룸버그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이날로 중동 순방을 마무리한 가운데 그가 '두 국가 해법'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양국이 각각 별도국가로 공존하자는 구상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 간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오랜기간 타협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뛰어들지 않으려 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로 불리는 곳으로, 예루살렘 동부 지역에 있는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소유로 해석되지만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로 간주하면서 팔레스타인과 부딪히고 있다.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소유는 두 국가 해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그저 양측 간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재정적 원조'를 언급하는 데에 그쳤다. 그는 미국이 1억 달러(약 1117억원) 이상의 새로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요르단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하는 것들은 당사자들 간 긴장을 줄이고 앞으로 더 많은 신뢰와 희망을 쌓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라며 "이렇게 하면 양측이 실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행동이 이같이 제한된 데에는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가 미국의 원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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