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상 후보에 2년 연속 올랐으나 외신들은 그래미가 최고의 한 해를 보낸 BTS를 예상보다 박하게 평가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BTS는 23일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그래미상 후보 명단 중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BTS는 올해 '버터'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통산 10주 정상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달성해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 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무산됐다.
4대 본상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를 일컫는다. 미국 대중음악 매체 빌보드 등은 BTS가 올해의 레코드 등 본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AP 통신은 이날 그래미가 발표한 후보 명단과 관련해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소셜미디어와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몇몇 주요 싱글이 제외됐다"며 "더욱 놀라운 것은 BTS 버터가 퇴짜를 맞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그룹 BTS의 버터는 올여름 메가 히트곡이지만 그래미는 단 1개 부문 후보에만 BTS를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그래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글로벌 팝 돌풍 BTS가 블록버스터급 한 해를 보냈음에도 1개 부문 후보에만 지명됐다"며 "버터가 빌보드 핫 100에서 10주 정상에 올랐지만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배제됐다"고 평했다.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그래미가 BTS를 틈새 부문 후보로 올려놓는 것에 만족했다"고 꼬집었다.
dpa 통신은 BTS뿐만 아니라 드레이크와 메건 더 스탤리언 등 내로라하는 팝스타들이 올해의 앨범 부문 후보에서 대거 탈락했다며 그래미 결정에 의문을 달았다.
일간 USA투데이도 BTS, 드레이크, 마일리 사이러스 등 팝 차트 1위에 오른 아티스트가 그래미 주요 후보 지명에서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버터는 더없이 행복한 즐거움을 선사했고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차트 기록을 깬 여름 노래"라며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라는 단 하나의 후보 지명만으로 되는가"라고 BTS 팬들에게 물었다.
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BTS가 2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오른 것을 축하하면서 수상을 기원했다. 하지만 본상 후보에 들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무척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그래미가 시대와 트렌드에 한참 뒤처져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썼고 다른 네티즌은 "그래미는 라디오 방송 횟수와 레코드 판매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BTS는 그 이상을 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