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이 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미국에서 27일 하루 보고된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44만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28일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 기준 미국의 27일 신규 확진자는 44만1천278명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발발 이후 하루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에서 백신이 대규모로 보급되기 전인 지난 1월의 29만4천여명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인 이달 20일의 약 29만명 수준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를 보더라도 27일 신규 확진자 수는 51만2천553명으로 미국 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아울러, CDC와 존스홉킨스대 수치 모두 델타 변이 확산 당시인 지난 5월 6일 인도에서 집계된 41만2천262명(인도 보건·가족복지부 통계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세계 신기록이다.

인도는 약 14억의 인구를 거느렸지만, 미국 인구는 약 3억3천만명이다.

다만, CDC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검사 지연 및 검사소 휴무 등의 영향이 27일 수치에 반영되면서 확진자 수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에서 보통 코로나19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존스홉킨스대 기준)는 28일을 기준으로 25만4천496명이다.

이 역시 최근 7일 평균 역대 최고치이지만, CDC나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지난 27일의 하루 신규 확진자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이다. 종전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최고치는 지난 1월 11일의 25만1천989명이었다.

오미크론이 맹렬한 진격에 따라 미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도 연일 확진자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그나마 오미크론의 입원 환자와 사망자의 증가세가 확진자만큼 가파르지 않다는 게 다행스러운 점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6% 늘어난 7만1천381명이었고, 하루 평균 사망자는 2주 전보다 오히려 5% 줄며 1천205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는 무섭지만, 중증 유발 위험은 낮다는 쪽에 힘이 실림에 따라 확산 방지에 초점을 둔 봉쇄보다는 방역 수준을 낮추고 의료체계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의 생명과학 고문인 존 벨 옥스포드대 교수는 "오미크론은 1년 전 우리가 보던 것과 같은 질병이 아니다"라며 "1년 전 봤던 중환자실이 꽉 차고 많은 사람이 조기에 숨지는 끔찍한 장면은 이제 과거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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