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상승하겠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만큼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난해 27% 올랐으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S&P500 지수가 올해 약 6∼11%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로, 2020년 말 22.8배보다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는 셈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9.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45%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는 것이지만 S&P500 지수가 연간 19% 올랐던 2017년에는 비견할 만한 수준이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밸류에이션에 따라 전망이 갈릴 수 있다.

예컨대 정보기술(IT) 업종의 PER은 28배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임의소비재 업종의 PER도 33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0년보다는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높다.

이들 업종은 금리 상승과 실적 성장세 둔화가 맞물리면 수익률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이와 달리 에너지 업종의 PER은 11배, 금융은 15배로 밸류에이션이 낮을 뿐 아니라 기업 실적 성장세도 예상돼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저널은 그러나 예측 불허의 코로나19 사태와 임박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미칠 영향은 양면적이다. 소비 지출이 감소해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최근 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공급망 혼란과 노동력 부족 사태가 가중돼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우려는 미 국채 시장에 반영돼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2% 미만에서 횡보한 반면 단기물 금리는 올랐다고 저널은 전했다.

즉,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향후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연준이 올해 3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확신하는 점이 미 국채 장·단기물 금리 움직임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해에는 통상 증시가 선전했으나, 국채 금리 상승은 증시에 여러 측면에서 부담을 준다.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투자자들이 증시 말고 다른 투자 대안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미 국채 금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오른다면 중소형 IT주나 게임스톱, AMC 등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이 특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저널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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