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크스트리트는 작은 매장에서 커피를 파는 미국의 저가 커피 체인이다. 17개월 전 첫 매장을 연 이후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지점을 늘려갔다.

몇 년 전만 해도 저가 커피 체인은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블랭크스트리트는 초기 스타트업 시장 붐 덕분에 1년 만에 3차례나 투자를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업체는 2천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지 3개월 만에 다시 3천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벤처투자자 출신으로 2020년 이 업체를 공동 창업한 최고경영자(CEO) 비나이 멘다는 이전 같았으면 자금 조달이 이처럼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리스크가 큰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몰리는 자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심지어 이들 스타트업이 직원을 고용하거나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전의 스타트업 투자는 대부분 비즈니스 모델 테스트를 거친 단계의 기업들에 갔던 것과 비교된다.

피치북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지난달 15일 기준 930억 달러(약 110조원)를 이른바 시드(seed) 단계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는 5년 전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2020년 전체 투자액은 520억 달러, 2016년은 300억 달러였다.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지만 새로 자금을 받은 스타트업 수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부풀었고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치솟았다. 시드 단계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중간값은 지난해 2천600만 달러(약 310억원)로 전년 1천600만 달러, 2016년 1천300만 달러보다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의 성장 공간이 많다고 본다. 많은 벤처기업은 급성장한 소프트웨어 분야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솔루션 업체 스노플레이크, 음식 배달서비스 도어대시 같은 기업에 힘입어 닷컴버블 이후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주목받는 기업의 자금 조달은 불과 몇 주만에 이뤄진다. 가상화폐 같은 뜨거운 분야에선 특히 그렇다.

스타트업 투자가 과열됐다는 견해도 있다.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에 투자했던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콤비네이터의 샘 앨트먼 전 사장은 벤처캐피털의 2020년대 수익이 2010년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프론트 벤처스의 파트너 마스 수스터는 2010년대 중반에 자신이 봤던 초기 단계 기업들은 가치가 1천500만 달러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2천500만 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제품의 품질보다는 주로 창업자의 능력과 초기 채용 인력에 근거해 더 일찍 빠르게 베팅을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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