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7일(이하 한국시간)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북한이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항하는 방위 장비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미일 양국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열린 2+2 회담이 끝난 뒤 이런 내용이 담긴 협정에 서명했다.
작년 3월 도쿄에서 열린 이후 10개월 만에 열린 이번 미일 2+2 회담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미국 대표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이 일본 대표로 참석했다.
양국 장관들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극초음속 기술에 대항하기 위한 앞으로의 협력에 초점을 맞춰 공동 분석을 하기로 했다"며 "공동 연구와 개발, 생산을 비롯해 공동 유지 및 시험 평가 틀에 관한 문서 교환(협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일본이 극초음속 무기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법을 포함한 방위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 협력하는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근 북한의 시험 발사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배치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일본은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체계의 개발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일건'을 개발해 2020년대 후반에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레일에 탄을 놓고 전자력(電磁力)의 원리로 연속 발사하는 레일건은 미국 등 각국이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실전에 배치된 사례는 없다.
미일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진전된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납치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양국은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 공동의 안보와 평화, 번영을 위해 중요한 미국, 일본, 한국 3자 또는 양자 간 협력을 심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일본이 자국 방어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결의를 재차 표명했고, 미국이 이를 환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하야시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일 양국 정부는 각각 국가안전보장전략을 비롯해 전략 문서의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으로서도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등을 통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고,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지지 표명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