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해 10만7천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A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잠정 집계한 데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는 전년보다 15%가량 늘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5분마다 1명씩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셈이라고 AP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최근 발표한 약물 남용 억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약물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약물 밀거래를 차단하면서 약물 과다 복용 때 응급 치료제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잭슨 사인은 "약물 과다투여에 의한 살인"(2009.8.25,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잭슨 사인은 "약물 과다투여에 의한 살인"(2009.8.25,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미국에서는 1990년대 아편 합성 진통제를 시작으로 헤로인, 펜타닐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느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펜타닐 등 합성 아편제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7만1천여명으로 전년보다 23% 늘어났다.

또 코카인으로 인한 사망자도 23%, 메탐페타민 등 각성제로 인한 사망자는 34% 늘었다.

약물로 인한 사망자는 1종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며, 값이 싼 펜타닐을 부지불식간에 섞어 먹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고 의료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의 노라 볼코우 박사는 "간혹 청소년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소량으로도 과다 복용 효과가 나타나는 강력한 물질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동 제한 등의 방역 조치가 취해지면서 약물 중독자들이 고립되고 이들의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어 약물 과다복용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짚었다.

한편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율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알래스카에서는 지난해 75%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하와이는 2%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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