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보건기구(WHO)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 연례회의(22∼28일 제네바)에 대만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이견을 노출했다.

12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미셸 시슨 미국 국무부 국제기구 담당 차관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제네바 주재 대만사무소 쑤잉쥔 처장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의 WHO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 의사를 재차 밝히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시슨 차관보는 자신이 이전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만났을 때 WHA 연례회의에 대만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기를 기대한다는 미국 입장을 명확히 전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쑤잉쥔 처장은 사의를 표하는 한편 미국 등 입장이 비슷한 나라들과의 협력을 계속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의 WHA 연례회의 참석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수호를 위해, 유엔 총회 및 세계보건총회 관련 결의의 엄정함과 권위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은 대만 지역이 올해 세계보건총회에 참가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만은 WHA 연례회의에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 연속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했으나 중국의 반대로 2017년부터 작년까지 참가하지 못했다.

대만의 WHA 참여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만이 현실적으로 중국의 행정권 밖에 자리한 상황에서 보건과 같은 인도적 문제를 다루는 국제회의에는 주권 문제와 관계없이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고 있다.

대만 일각에선 대만의 WHA 연례회의 옵서버 참여를 위한 미국 측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옌전성 정치대 국제관계센터 연구원은 미 국무부가 '미국과 대만의 양자관계 개황'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등을 삭제한 것을 두고 WHA 연례회의와 관련해 미국이 어떻게 대만을 지지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적인 수준의 수정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미국 주도로 12일(미국 현지시간) 영상으로 열린 제2회 코로나19 대응 정상회의에 대만이 참가한 것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도 "미국 측이 중국의 엄정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어긴 채 대만 초청을 고집했기 때문에 중국은 정상회의에 참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개최된 코로나19 대응 정상회의는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종식하기 위한 미국의 주도권 강화 목적에서 추진된 것으로, 이른바 '백신 외교'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올해 회의는 미국과 독일, 벨리즈, 인도네시아, 세네갈 등이 공동 주최했고, 한국과 일본, 캐나다, 인도, 스페인, 뉴질랜드 등 15개국 안팎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참석했다. 대만도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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