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축구 대표팀이 캐나다축구협회와 분규로 경기 출전을 거부해 결국 파나마와 평가전이 취소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축구협회는 5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파나마와 친선 경기 킥오프 두 시간 전에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이는 축구협회와 월드컵 수당 배분 등의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선수들이 출전을 거부한 탓이다. 선수들은 이번 친선전을 앞두고 3, 4일 훈련 역시 거부했다.

캐나다 대표팀은 성명을 통해 축구협회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대표팀의 요구사항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상금의 40%,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수 가족·지인에 대한 여행 패키지, 여자 대표팀과 동일한 임금 구조 보장, 협회 운영의 투명성 강화 등이다.

대표팀은 "우리는 3월에 축구협회와 계약 협의를 시작했지만, 임원들이 이를 미루고 휴가를 다녀와 협상 과정이 불필요하게 길어졌다"고 비판하면서 "캐나다 축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할 때"라고 파나마전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파나마전 취소를 아쉬워하는 축구팬들

파나마전 취소를 아쉬워하는 축구팬들

[The Canadian Press via AP=연합뉴스]

 

하지만 닉 본티스 캐나다 축구협회장은 이날 파나마전 관람을 계획했던 팬들에게 사과를 전한 뒤, 선수들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본티스 회장은 "조직을 재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하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캐나다 매체 TSN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월드컵 전체 상금의 60%를 남녀 대표팀이 절반씩 나눠 갖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티스 회장은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길을 찾기 위해 선수들과 협력해 왔다"며 "우리는 선수들에게 공정한 제안을 했다고 믿는다. 성평등 문제에 관해서도 우리는 여자 대표팀에 같은 조건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남자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다.

캐나다는 이번 6월 A매치 기간을 맞아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당초 이날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려 했으나,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가 민간 여객기를 격추해 캐나다 국적자 63명이 희생된 일로 반대 여론이 일어 취소됐다.

이로 인해 급히 파나마와 평가전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선수들의 보이콧으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캐나다는 9일에는 퀴라소, 13일에는 온두라스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우리가 9일 경기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축구협회가 결단력 있는 조처를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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