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10일 싱가포르에서 작년 1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면 회담을 갖고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현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회담에서 상당 시간이 대만 문제 논의에 할애됐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과 관련해 자국의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하고, "더 이상의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들"을 삼갈 것을 중국 측에 촉구했다고 미국 측은 소개했다.

즉, 오스틴 장관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대량 진입과 같은 '무력시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웨이 부장도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함께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 원조를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웨이 부장은 미중 양국군이 충돌과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대만 근해와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간의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열린 회담에서 두 장관은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지난 4월 첫 통화를 했는데, 당시에도 대만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놓고 첨예한 이견을 드러냈다.

당시 오스틴 장관은 핵과 우주, 사이버 분야 등에서 양국 간 전략 경쟁을 관리하고 위기 시 소통 채널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남·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제기했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경고하고, 우크라이나 이슈를 이용해 중국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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