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체제 이후 수십년간 줄어들었던 전 세계 핵무기 숫자가 앞으로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2일(현지시간) 발간한 '군비와 군축 및 국제 안보에 관한 2022 연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긴장 고조로 지난 35년간 감소했던 전세계 핵무기가 향후 10년에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모두 9개국을 핵무기 보유국가로 파악했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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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9개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올해 초 기준 1만2천705기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1만3천80기보다 375기 줄어든 것이다.

국가별로는 러시아(5천977기)와 미국(5천428기)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북한은 지난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현재 2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45∼55기를 제조할 수 있는 충분한 핵분열성 물질(우라늄-235 또는 플루토늄-239)을 보유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SIPRI는 "지난해 보고서에선 북한이 보유한 핵분열성 물질의 양으로 제조 가능한 핵탄두 개수(40∼50기)를 추정했지만 올해엔 실제 완성한 핵탄두 개수 추정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해 발사할 수 있는 실전용 핵탄두를 생산했다는 공식적 증거는 없지만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핵탄두를 소량 보유했을 수도 있다"라고 추정했다.

이 단체가 전세계 핵탄두 집계에 북한을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350기로 러시아와 미국 다음으로 많았고 핵무기 보유를 확인하지 않는 이스라엘은 90기라고 이 단체는 밝혔다.

전 세계 핵무기는 냉전의 긴장이 극에 달했던 1986년 7만기까지 늘어나 정점을 찍었으나 최대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점차 그 수를 줄여왔다.

그러나 군축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으며 핵 고조 리스크가 탈냉전 시대에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SIPRI는 분석했다.

이번 연감의 공동 저자인 맷 코르다 연구원은 AFP통신에 "전 세계는 냉전 시대가 종식된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가 증가하는 시점에 맞닥뜨릴 것"이라며 "이는 일종의 매우 위험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SIPRI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IPRI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IPRI는 핵무기 증가가 예상되는 이유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꼽았다.

코르다 연구원은 "이번 전쟁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에 대해 언급한 탓에 향후 수년간 군축이 진전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중국과 영국도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무기를 현대화하고 있으며 증강하고 있다고 SIPRI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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