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주가가 급락 중인 가운데,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8%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낮추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일 달러 강세를 이유로 매출과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MS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가량인 상황에서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인해 환차손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다른 기업들도 대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해외 시장 비중이 큰 정보기술(IT)·제약·제조업체 등의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용 클라우드 업체 세일즈포스도 최근 강달러를 이유로 실적 눈높이를 낮춘 상태다.

소매업체 타깃도 지난 7일 과도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제품 가격 할인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며 2분기 영업마진율 예상치를 내렸다.

과도한 재고를 안고 있는 기업은 타깃만이 아니며, 월마트도 전년 대비 33%가량 재고가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산업 전반에서 실적 전망이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의 실적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약세장(베어마켓)이 끝나지 않았다는 게 우리의 일반적 견해다. 매출 수치가 하향될 필요가 있다"면서 "매도세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윌슨 등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실적 전망 하향에 따라 8월 중하순이면 S&P 500 지수가 지금보다 약 13% 빠진 3,40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데이비드 도너베디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향후 가격 인상 시 소비자의 구매 의사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시간대가 지난주 공개한 이달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50.2)가 집계 이래 최저치로 추락한 것도 성장 둔화의 신호로 읽힌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S&P 500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4월 22일 예상치 6.6%에서 내려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또 3·4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11.4%에서 10.6%로, 10.9%에서 10.1%로 각각 낮춘 상태라고 팩트세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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