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다음 7월 회의의 금리 인상 폭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5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어 40년여 만에 최대 상승 기록을 경신하면서 연준이 평소 인상 폭의 3배에 해당하는 0.75%포인트 인상, 즉 '자이언트 스텝'을 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장 이번 회의보다는 다음 회의인 7월 FOMC 회의에서 이 같은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 나설 확률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WSJ은 연준이 그동안 사전 안내(포워드 가이던스)에 맞춰 금리 인상을 해왔고, 점도표(dot plot)라는 추가적인 정책 수단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회의에서 돌발적인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사전 안내가 올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WSJ은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대응이 늦긴 했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이 어떻게 될 지 시장이 예상할 수 있게 해주는 파월 의장의 의사소통 덕분에 시중 금리가 빨리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연준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0.75%포인트 인상된 데 비해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2%포인트 이상 올랐다.

연준은 이번 회의 후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한데 모은 점도표도 공개한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올해, 내년에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오를 것인가 예상하는 바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나 폭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그동안 0.75%포인트 인상을 논의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WSJ은 설명했다. 사전 안내와 점도표를 통해 연준이 앞으로 0.5%포인트씩 몇 번 인상할 것인지 시장이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WSJ은 연준이 시장과 직접적으로, 빈번하게 의사소통하는 것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며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을 그 예로 들었다.

서머스 전 장관은 폴 볼커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사례처럼 모호하고 수수께끼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비즈니스는 연준이 양적긴축(QT)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7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연준은 이달 1일부터 만기 도래 채권의 원금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채권의 양을 줄이고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 장기 금리를 인상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연준이 굳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 담당자는 "시장이 양적긴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은 아마도 몹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연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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