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시장이 13일 주식·채권·가상화폐가 동반 폭락하는 '검은 월요일'을 겪으면서, 시장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의 상황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88% 급락한 3,749.63으로 장을 마감, 1월 전고점(4,796.56) 대비 21% 이상 내려가며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이날 S&P500 종목들 가운데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도미노피자와 맥도날드 등 5개 종목에 불과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876.05포인트(2.79%) 떨어졌는데,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0.3%포인트 오르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43%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 한때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넘어서면서 경기후퇴 신호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2·10년물 국채 금리 역전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금융기관인 셀시어스가 예치된 코인에 대한 인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충격이 더해졌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작년 11월 2조9천680억달러(약 3천826조원)로 정점을 찍었던 가상화폐 시총은 이날 한때 8천953억달러(약 1천154조원)로 쪼그라들며 9천억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선호가 강해지면서 달러가치 지표인 달러지수가 0.6% 오른 105.04를 기록, 2002년 12월 이후 약 19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비트코인 기념주화 및 주가 그래프 이미지

비트코인 기념주화 및 주가 그래프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하락장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8.6%를 기록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시장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바클리스·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요동치면서 일각에서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전의 상황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세계적 IB 리먼브러더스는 2007년부터 불거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2008년 파산,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했다.

투자관리사 손버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천 호프먼은 "시장 유동성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진 당시보다 더 안 좋다"면서 "유동성 부족은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는 "화물열차가 다가오는데 도움을 청할 데가 없는 상황 같았다"면서 이날 채권 금리 상승으로 시장 변동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의 수바드라 라자파는 이번 하락의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유동성 부족과 '패닉 셀링'(공황 매도), 마진콜(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 등이 하락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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