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을 뛰어넘은 물가 상승세에 한층 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6%대로 치솟았다. 미 국채 금리도 최근 며칠 사이 크게 올랐다.

14일 전문 매체 '모기지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이날 6.28%로 0.1%포인트 올랐다. 일주일 전 5.55%와 비교하면 0.7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연준의 갑작스러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방침 발표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했던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지적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 급등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그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3.482%까지 올라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최근 5거래일에 0.513%포인트나 올라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국채 가격이 내렸음을 의미한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이날 3.435%로,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한때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후퇴의 전조로 여겨진다.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마침내 정점에 다다랐을 것이란 희망이 지난 10일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깨지면서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3월 8.5%에서 4월 8.3%로 둔화했다가 이번에 8.6%로 재차 올라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

게다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3%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물가 불안 우려가 한층 커졌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 상승세를 억제할 것이란 논리가 깨진 탓이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급부상했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 상승세를 억누르기 위해선 중립 금리 수준에 대한 추정치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립 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도 않고 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도 않는 수준의 정책금리를 말한다.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자이언트 스텝')을 마지막으로 단행했던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27년여 전인 1994년 11월일 정도로,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올해 들어 미국 채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미국 채권 지수는 올해 들어 13일까지 12%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에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동성도 동반 감소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미 국채 시장은 일반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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