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억눌렸던 '보복 여행'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항공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항공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항공편 취소나 지연 사태 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행 애플리케이션 호퍼에 따르면 올해 6월 미국 항공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25% 증가했다.

미 교통안전청(TSA)도 공휴일인 노예해방일(준틴스 데이)을 앞둔 이달 17일, 200만 명이 넘는 승객이 공항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여행 성수기인 '메모리얼 데이'(미국의 현충일·5월 30일) 때보다 10만 명 더 늘어난 규모라고 TSA는 설명했다.

이처럼 관광 수요가 급증한 것은 유럽과 호주 등 주요 관광지가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풀고 국경을 다시 연 점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항공사와 공항의 공급은 폭발하는 수요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미국 항공업계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여행 수요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나머지, 시니어 조종사나 승무원에게 조기 퇴직을 독려하는 등 대규모 직원 감축을 단행했다.

공항 등도 지난 2년간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해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다수의 종사자가 해고된 상황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항공사와 공항은 부랴부랴 인력 확보에 나섰지만 다른 직종으로 전업한 직원이 많아 단기간에 인력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비용 절감을 위해 실시했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격이다.

미국 지역 항공사인 피드몬드와 엔보이는 2024년 8월까지 조종사에게 한시적으로 임금을 50% 올려주는 등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주요 노선을 비행하는 조종사 1만4천 명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래스카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올해 초 비행 훈련 학교를 연 데 이어 조종사 지망자를 위해 재정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난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해 항공사 입장에선 돈을 벌 기회인데도 불구하고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다.

CNN 방송은 지난 17일 미국에서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9천 건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미국 델타 항공은 19일에만 248건의 항공편을 취소했으며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도 각각 90건과 96건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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