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작년 의회 폭동 사태에 대해 "선거에서 패한 대통령의 거짓말이 지옥을 만들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전미흑인법집행간부기구(NOBLE) 연례회의 화상연설에서 "작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현장의 경찰관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용감한 법집행관들은 (대선에서) 패배한 대통령의 거짓말을 믿은 미친 군중과 얼굴을 맞댄 채 피를 흘리고 난장판에 둘러싸여 세 시간 동안 '중세의 지옥'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패배한 전 대통령은 그 세 시간 동안 백악관 집무실의 개인 식당에 편히 앉아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걸 지켜만 봤다"면서 "하지만 그날 경찰은 영웅들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동을 지지하면서 친(親)경찰일 수는 없다. 폭동을 지지하면서 친민주주의일 수도 없다. 폭동을 지지하면서 미국을 위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당시 상황과 관련한 미 하원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

미 의회의사당 난입 시도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미 의회의사당 난입 시도하는 트럼프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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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원 진상조사특위는 이달 21일 열린 공개청문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에 난입한 지지자들에게 물러날 것을 촉구하길 거부하다가 187분이 지난 뒤에야 퇴거 촉구 메시지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행정부처에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은 채 손 놓고 백악관에 앉아 폭동 장면을 TV로 지켜봤다고 특위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 의회폭동 사태를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라고 비판해 왔지만, 이번처럼 하원 진상조사특위 조사결과를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1·6 의회폭동은 2020년 11월 미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6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증 절차를 저지하려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다.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고, 경찰관만 최소 140여명이 다치는 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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