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산하자 백악관이 범정부적으로 이를 관리 감독할 대응팀을 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에 로버트 펜튼을, 부조정관에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했을 때 만든 자리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만큼 미 정부도 원숭이두창 발병을 간단치 않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백악관은 새로 임명된 펜튼 조정관, 다스칼라키스 부조정관이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와 접종, 치료 접근을 공평하게 증대하는 것을 포함해 이 질병과 맞서 싸울 정부의 전략과 운용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튼 조정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등 서부지역을 담당했던 책임자로 일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도 관여하는 등 질병 대응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인사다.

다스칼라키스 부조정관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예방국장을 지냈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방 차원과 지역 차원의 대응에 대한 펜튼 조정관의 경험, 공중보건 시스템의 강점과 한계에 대한 다스칼라키스 부조정관의 방대한 지식은 우리가 바이러스에 앞서 나가고 범정부적 대응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뒤늦게나마 원숭이두창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첫 환자가 나온 이후 대응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자성에 따른 것이란 평가다.

스콧 고틀립 전(前)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느린 검사 시스템 등을 지적하며 "원숭이두창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코로나에서와 마찬가지로 불충분한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최근 지적한 바 있다.

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선 5천800명 이상의 확진이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이 확산하면서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연방정부도 공중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특히 백악관은 다스칼라키스 부조정관이 "LGBTQIA+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보건 이슈에 대한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LGBTQIA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간성, 무성애 등 성 소수자를 일컫는 말이다. 원숭이두창이 동성 간 성접촉으로 발병한다는 인식으로 이들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있는 가운데 차별이 없도록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다.

백악관은 "앞으로 정부는 펜튼과 다스칼라키스의 지휘 아래 바이러스 확산을 완화하고 발병 위험이 큰 사람을 보호하며 감염돼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의 원숭이두창 대응을 개선하고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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