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미국 경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통화긴축 정책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강달러 현상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연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라고 밝혔다.

바킨 총재는 달러화 강세와 관련해 달러화로 빚을 지기를 선택해서 빚 부담이 커진 나라들이 많다며 "국제 경제와 특히 금융 시스템에 어떤 부수적 피해가 있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달러화와 관련해 금융시장에서 위기가 전염될 위험성 등 걱정할 것이 매우 많다며 "밤에도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받은 권한은 미국 경제가 작동하게끔 돕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영향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이날 피닉스에서 연설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그때까지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등 일부 분야는 이미 가격 상승세가 꺾였지만 충분하지는 않으며, 상품 수요는 여전히 강하고 고용시장·서비스 수요는 이미 공급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를 낮추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3%로 완화하고 "이후 수년간 우리의 목표치인 2%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미 연준이 올해 들어 3연속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올해 3%포인트 뛰어올랐다.

다음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두고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대체로 또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미국 바깥에서는 이런 연준의 강력한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등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 연례 보고서에서 연준이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을 고집할 경우 개발도상국들에 커다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UNCTAD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이후 3년간 다른 부자 나라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포인트, 가난한 나라들의 성장률을 0.8%포인트 각각 낮추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이미 올해 들어 연준이 실시한 5차례 금리 인상으로만 가난한 나라들은 앞으로 3년간 총 3천600억달러(약 518조원)의 GDP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는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내릴 수 있다는 (중앙은행들의) 믿음은 경솔한 도박에 불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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