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탄 출근 차량이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나 비밀경호국(SS)이 이를 '차량 고장'으로 축소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WP는 사고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해리스 부통령이 탄 SUV가 국무부 청사 인근에서 도로경계석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부통령이 다른 차량으로 급하게 옮겨타고 백악관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 차량이 경계석과 강하게 충돌해 타이어를 갈아야 할 정도로 파손됐고 이 사고로 차량 행렬이 한동안 정체됐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 도착 후 검진 결과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통령실 대변인은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조치한 비밀경호국의 노력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WP는 대통령과 부통령 차량을 운전하는 요원들이 이동 경로의 특성을 잘 알 뿐 아니라 수준 높은 훈련을 받는다는 점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물론 비밀경호국 내 많은 이들이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밀경호국이 사고 직후 고위 관리들에게 보내는 공식 전자 메시지에서 사고에 대해 선도 차량에서 '기계적인 고장'이 발생해 해리스 부통령이 차량을 옮겨탔다고 공지한 점을 들어 사고를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킴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도 이날 오후에야 초기 공지가 실제 발생한 사고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앤서니 굴리엘미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운전 요원의 핸들 과조작으로 인해 차량이 도로경계석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요원들이 초기 공지에서는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서야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WP는 그러나 비밀경호국은 자신들의 실수와 부당행위를 은폐해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밀경호국의 최고위층은 대통령 등 요인 보안을 둘러싼 비밀의 장막을 이용해 기관의 결점과 실수를 은폐하곤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4년 9월에는 이라크전 참전용사가 흉기를 들고 백악관 펜스를 넘어 이스트룸 안에까지 들어왔지만 사건 직후 경호국은 침입자가 무장하지 않았고 출입구에서 잡혔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