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경기 둔화 속에 혹독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향후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내놨다. 다만 일부 은행들의 실적 감소폭은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14일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자산 기준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3분기 순이익이 97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역시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의 순이익은 35억3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 씨티그룹의 순이익은 34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 각각 급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3분기 순이익이 26억3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했다.

월가 은행들의 실적 충격은 경기 둔화와 투자활동 침체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증시 부진 속에 기업들의 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IPO) 추진이 거의 멈춰서면서 투자은행 부문의 타격이 더욱 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은행들이 향후 부실 여신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것도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분기 JP모건은 8억800만달러를, 웰스파고는 7억8천400만달러를, 씨티그룹은 3억7천만달러를 각각 추가 대손충당금으로 돌렸다.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바로 앞에 커다란 역풍이 불고 있다"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글로벌 금리인상, 양적긴축의 불확실한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석유 공급과 가격의 불안정성 등을 그 사례로 지목했다.

다이먼 CEO는 "최선의 결과를 희망하지만 우리는 방심하지 않고 나쁜 결과에 대해서도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아직 강하고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다만 JP모건과 웰스파고의 3분기 실적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는 좋은 결과였다고 CNBC는 전했다.

JP모건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3.1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88달러를 크게 상회했고, 웰스파고의 주당순이익도 1.30달러로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09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주당순이익은 1.47달러로 시장 전망치 1.49달러를 살짝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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