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핵무기용 우라늄을 정련한 지역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서 심각한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고 AP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 환경조사업체 보스턴케미컬데이터는 최근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플로리선트 지역 모 초등학교의 방사능 오염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올해 8월 15일 이 학교 도서관과 주방, 공조시스템, 교실, 운동장 등에서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자연방사선 수치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부 원소의 경우 기준치의 22배가 넘는 농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학교 근처에는 방사능 오염지대로 알려진 '콜드워터 크릭'이란 하천이 흐르고 있다.

이 하천변에는 미국이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계획' 추진을 위한 무기용 우라늄을 생산하면서 발생한 폐기물이 매립됐는데, 홍수 등으로 물이 범람하면서 하천은 물론 주변 학교까지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앞서 미국 육군공병대(USACE)도 2018년 지역 주민들의 의혹 제기로 인근 지역의 오염도를 측정했다. 하지만 해당 초교는 조사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헤이즐우드 교육위원회는 지난 7월 USACE에 추가 조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다음 달 보스턴케미컬데이터의 조사 계획을 전해 들었다.

교육위원회는 오는 18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향후 대응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자나 초등학교 학부모 애슐리 버노는 "우리 지역사회에서 80년 넘게 지속돼온 문제"라며 그간 학부모들이 제기했던 방사성 오염 의혹이 수치를 통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콜드워터 크릭 주변 주민들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 발병률과 기형아 출산 등 문제를 겪어왔다. 미 당국은 2010년대에 들어서야 방사능 오염 사실을 확인하고 대책을 강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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