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이 러시아 석유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러시아 정부가 이달 초 극동 에너지 개발사업인 '사할린-1' 프로젝트의 자사 지분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면서 이후 안전하게 철수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그동안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1 프로젝트의 다른 참여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으나, 수용당한 지분에 대한 보상을 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엑손모빌의 사할린-1 프로젝트 지분 30%의 가치는 약 40억달러(약 5조7천억원)로 평가된다.

엑손모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3월 사할린-1 프로젝트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사할린-1 프로젝트의 새 운영법인인 '사할린-1 LLC'를 설립하도록 하고 엑손모빌 측의 사할린-1 사업 지분을 모두 압류해 신설 법인에 넘겨버렸다.

앞서 지난 8월에도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비우호국' 투자자에 대해 에너지 등 주요 산업의 지분 매각을 연말까지 금지하는 법을 발표, 엑손모빌의 철수를 어렵게 만든 바 있다.

당시 엑손모빌은 사법기관에 중재 요청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는 등 즉각 반발했다.

또한 러시아에 정부에 사할린-1 프로젝트 철수와 관련해 지분 매각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도 보냈다.

로이터는 엑손모빌이 빈손으로 철수할 경우 양측 사이에 법적 분쟁이 수년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엑손모빌은 지난 4월 러시아 철수 결정에 따라 34억달러(약 4조4천500억원)를 손실 처리했으며, 3분기에 6억달러(약 8천562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할 계획이다.

사할린-1 프로젝트 지구 안에는 차이보, 오도프투, 아르쿠툰-다기 등 3곳의 유전·가스전이 있으며 매장량은 석유 3억700만t과 가스 4천850억㎥이다.

엑손모빌은 전체 지분 가운데 30%를 가지고 있었으며 바하마에 등록된 자회사 엑손 네프트가스를 통해 사할린-1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할린-1 프로젝트의 나머지 지분은 로스네프트가 20%, 일본 사할린석유가스개발(SODECO)이 30%, 인도 국영석유회사인 ONGC 비데시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단계적 철수를 발표한 이후 직원들을 철수시켰으며 석유·가스 생산도 줄인 상태였다.

이런 까닭에 우크라이나 사태 전 일일 생산량이 22만 배럴에 달했던 사할린-1 프로젝트 원유 생산량이 지난 7월에는 1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엑손모빌·네프트가스가 서방 보험사들의 외면을 이유로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소브콤플로트 유조선 사용을 거부하면서 사할린-1 프로젝트의 석유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로스네프트도 엑손모빌의 비협조로 지난 5월 중순 이후 사할린-1 프로젝트의 원유 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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