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가 반도체기업 마이크론과 엔비디아에 옵션투자를 했다가 100만달러(약 14억3천만원) 가까운 손실을 봤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동산 투자와 벤처캐피털 운영 등 금융업에 종사하는 폴은 지난 14일 공개된 거래 보고서에서 작년 말 매수한 마이크론 콜옵션으로 39만2천575달러(약 5억6천만원), 작년 7월 사들인 엔비디아 콜옵션으로 36만1천476달러(약 5억2천만원)의 손실을 각각 봤다.

또 월트디즈니 콜옵션이 만기가 도래해 13만2천824달러(약 1억9천만원)의 손해를 입었으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주식 200만달러(약 28억6천만원)어치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은 그동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기술(IT) 관련 주식들을 자주 거래해왔다.

그는 특히 지난 7월 미 하원이 보조금과 세금 감면 등을 통해 미 반도체산업에 700억 달러(약 100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된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을 통과시키기 하루 전에 엔비디아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미 의원들은 지난해 주식과 옵션, 가상화폐 등 총 2억9천만달러(약 4천100억원)어치의 자산을 거래했으며,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높았다.

2012년 제정된 '의회 정보 주식거래 중지법'(STOCK)에 따르면 미 의원들은 입법 활동으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으며, 본인이나 가족이 주식거래를 할 경우 45일 이내 공개하도록 돼 있다.

한편 최근 일부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취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의원·배우자, 부양 자녀, 의회 고위직, 대통령, 부통령, 연방판사, 연방대법관 등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민주당 지도부가 본회의 상정을 거부해 입법이 좌초된 바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애초 이 법안에 회의적이었으나 지난 2월 지지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달 초엔 이달 중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임을 예고하고 하원 행정위원회에 관련 정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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