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가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히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상단을 4.7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 연설에서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수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초 기준금리가 4% 중반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없으면 4.5%나 4.75% 등의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춰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근원 인플레이션과 서비스 분야 인플레이션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필요한데 아직은 관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제시한 수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우리가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과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근거로 볼 때 내년 초 기준금리가 4.5∼5.0% 정도 될 전망이라면서,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은 연준이 그보다 높게 올릴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물가안정 조치는) 단기적으로 일부 고통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명확히 이득일 것"이라면서 "경제를 안정적인 장기 궤도로 올려놓지 못하면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앞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물가 안정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상당한 크기(sizable)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내년 봄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보는 등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올라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특히 근원 CPI는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인 6.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 8월의 4.9%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2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이 다시 한번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4.8%로 보고 있다.

이밖에 카리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노동시장이 아니라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면서, 노동시장이 강력하다면 노동자들의 몫이 커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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