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행보로 인해 미 물가 상승률이 내년 연말까지는 2%대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 70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이들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내년 4분기에는 2.8%, 2024년 1분기에는 2.6%의 상승률을 각각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6%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하면 내년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근원 PCE 물가지수(중간값) 전망치를 내년 3.1%, 2024년 2.3%로 제시한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약해질 것이라는 낙관론의 근거로는 주택시장을 들 수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20년 만에 최고로 오르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줄고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했다.

하지만 집값은 공식 물가 측정에 반영이 되는 데 시차가 있어 내년까지는 주거비 물가가 고점을 찍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밀 수출 차질 등으로 인해 식품 가격 상승세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여름 하락하며 물가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데 기여했던 휘발유 가격은 그 이후 다시 올랐고 경유 가격도 상승세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 경기후퇴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42명은 앞으로 1년간 미국 경기후퇴가 발생할 가능성을 60%로 봤는데, 이는 한 달 전 조사의 50%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13개 지표를 근거로 구성한 자체 예측 모델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 경기후퇴 가능성은 100%로 예상됐다.

브렛 라이언 도이치뱅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실업률 상승과 경기후퇴 속에 근원 PCE 물가지수가 3.5%까지 하락, 물가 상승이 눈에 띄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더 오래 남아있을 위험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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