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의회 난동 사건과 관련해 소환장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가 겁쟁이여서 의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MSNBC 방송에 화상으로 출연해 지난해 연방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하원 조사위원회로 소환하는 데 대해 "그가 (의회에) 나타날 만큼 충분히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그러면서 "그가 선서하고 증언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변호사들은 그가 (의회에)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가 그곳에 나타날 만큼 남자인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겁을 먹고 하원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해석했다.

앞서 하원 조사위는 지난해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언을 듣기 위해 소환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당시 트럼프가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는 연설을 하자 그를 지지하는 극우 시위대가 워싱턴DC 연방의회에 난입했다. 이 사태로 경찰관을 포함해 여러 명이 숨졌다.

이미 대선 불복과 관련해 여러 송사에 휘말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 조사위에 대해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맹비난해왔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 시절 때도 돌직구를 날리며 기 싸움을 이어왔다.

두 사람의 대립각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2020년 2월 4일 국정연설 현장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탄핵안을 진두지휘하던 펠로시 의장은 국정연설을 하러 연단에 올라온 트럼프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보란 듯 대통령 연설문을 네 갈래로 찢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등에서 '미친 낸시'(crazy Nancy)라는 별명을 붙이며 뒤끝을 이어갔고, 펠로시 의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F 학점'을 주는 등 맞불을 놨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