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감독 팀 버튼이 미국 엔터테인먼트 그룹 디즈니와의 결별을 시사했다.

23일 연예매체 데드라인과 CNN 방송에 따르면 버튼 감독은 전날 프랑스 뤼미에르 영화제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자신이 디즈니 작품의 감독으로 복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몽환적 분위기의 판타지 영화를 많이 제작한 버튼 감독은 초창기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 작가로 활동하는 등 디즈니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버튼 감독은 이날 디즈니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마블 영화 세계관)와 스타워즈 등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자신이 MCU 관련 작품 제작에 참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앞서 '어벤져스' 프랜차이즈의 마블 엔터테인먼트,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필름에 이어 21세기 폭스까지 인수하며 상업성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디즈니는 '쉬헐크', '스타워즈: 안도르' 등 관련 작품을 활발하게 공개했다.

버튼 감독은 디즈니가 주력 콘텐츠로 밀고 있는 어벤져스 시리즈를 겨냥한 듯 "나는 멀티버스(마블 시리즈의 핵심 개념인 다중 우주 개념)는 감당할 수 없다. 오직 하나의 우주만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덤보'를 소재로 한 동명 영화를 제작한 그는 최근 디즈니에서의 작업을 극 중 서커스단에 갇혔던 아기 코끼리 덤보의 처지에 비유하기도 했다.

버튼 감독은 "디즈니에서의 작업은 매우 획일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다양성을 위한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내가 덤보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덤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끔찍한 큰 서커스단에서 일하고 있으며, 하루빨리 탈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덤보는 자전적 영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디즈니와 오랜 인연에 대해 "나는 디즈니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동안 경력을 쌓아오며 디즈니에 취직했다가 잘리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편 애니메이션 '빈센트'(1982)로 데뷔한 버튼 감독은 이후 디즈니에서 '크리스마스 악몽'(1993),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1996), '프랑켄위니'(201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버튼 감독의 '아담스 패밀리' 스핀오프 '웬즈데이'는 내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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