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국 힙합 스타 '예'(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와 수년간 협업한 아디다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최근 반(反)유대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예와의 계약을 중단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예는 이달 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가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군 방어준비태세를 가리키는 '데프콘'(DEFCON)에 빗대 '죽음'(death)을 표현, 혐오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됐으며 트위터는 이 글을 삭제했다.

지난 주말 트위터에서는 "나는 반유대주의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아디다스는 나를 거부할 수 없다. 어쩔텐가"라고 말한 예의 인터뷰 내용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와 협업한 아디다스

미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와 협업한 아디다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논란이 커지자 할리우드 연예기획사와 패션 브랜드는 예와의 관계를 끊고 있다.

2016년부터 예와 한솥밥을 먹은 미국 대형 연예 기획사인 크리에이티브아티스트에이전시(CAA)는 지난달 예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제러미 치머 CAA 대표는 회사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혐오 표현과 편견, 반유대주의를 지지할 수 없다. 카녜이 웨스트와의 계약 중단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방송프로그램 제작사인 미디어이츠캐피털(MRC)은 최근 제작을 완료한 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배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패션회사 발렌시아가도 그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했다.

이에 반해 아디다스는 이달 초 예와의 파트너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에도 지난 3주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22일에 예의 신발·의류 브랜드 '이지'와 협업한 새로운 운동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너선 그린블랫 명예훼손방지연맹 대표는 WP에 "반유대주의는 어떤 상황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아디다스가 이처럼 쉬운 결정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한때 히틀러 유겐트(나치 청소년 조직)에 의류를 공급한 아디다스의 역사를 고려할 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예와 협업했다. 금융정보회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스와츠에 따르면 아디다스 이를 통해 연간 약 20억 달러(약 2조9천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WP는 예도 아디다스와의 협업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스와츠는 "웨스트의 발언은 더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이는 분명 아디다스가 직면하고 싶지 않은 일이겠지만, 아디다스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