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올해 들어 첫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서 벗어났다.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장폭이지만,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내년에는 '진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6%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3%를 상회한 결과다.

플러스 성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1분기 -1.6%, 지난 2분기 -0.6% 각각 후퇴한 미 경제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기술적 경기침체의 정의를 충족한 바 있다.

물론 튼튼한 고용시장과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을 고려할 때 진정한 경기침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날 발표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경기침체의 기술적 기준에서 탈피했다는 의미가 있다.

무역수지 개선과 여전히 강한 소비자 지출이 미국의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상무부는 수출, 소비자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의 지출 증가가 3분기 GDP 증가에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반기 역성장의 '주범'이었던 무역적자는 3분기 수출이 14.4% 증가하고 수입은 6.9% 감소한 덕분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에 힘입어 정유 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고 상무부는 전했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주거용 고정투자와 민간 재고투자는 감소했다.

예상보다 좋은 3분기 GDP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조만간 '진짜'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향후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 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GDP에서 소비자 지출은 1.4% 증가해 2분기 2.0%보다 성장폭이 둔화됐다.

연준은 11월에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이런 우려를 더한다.

12월 이후 '속도조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 경우에도 금리인하로 정책 방향을 트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고, 내년에는 기술적 침체가 아닌 실질적인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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