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업 인텔이 수요 축소 등에 의한 실적 악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감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7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겔싱어 CEO는 이날 구체적인 감원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중순 소식통을 인용해 감원 규모가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인텔은 올해만 판매 비용과 운영비 등에서 30억달러(약 4조3천억원)를 절감하는 등 2025년까지 최대 100억달러(약 14조2천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인텔의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53억달러(약 21조7천억원)와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20%, 순이익은 85% 각각 줄었다.

[그래픽]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

[그래픽]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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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4분기에도 매출이 140억∼150억달러(약 19조9천억∼21조3천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매출과 설비투자 전망도 각각 640억달러(약 91조원)와 250억달러(약 35조6천억원)로, 지난 7월 전망치 발표 때보다 40억달러와 20억달러씩 낮췄다.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에 따른 PC와 전자제품 호황에 힘입어 매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시장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텔은 무엇보다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가 PC용 반도체에서 나오는 만큼 최근 PC 수요 급감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분기에 이미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PC용 반도체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7% 줄어든 81억달러(약 11조5천억원)에 그쳤다.

인텔은 또 지배적인 위치를 점했던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최근 AMD와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7%나 줄었다.

이 같은 인텔의 긴축 계획은 작년 겔싱어 CEO 취임 이후 대만·한국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최첨단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미국 애리조나·오하이오주와 독일 등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확장경영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겔싱어도 "마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 페달도 밟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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