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고차 시세에 이어 신차 가격도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일으킨 자동차 생산 차질이 해소되고 금융당국의 저금리 기조도 끝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자동차 가격이 코로나 전보다는 아직 높으며 당분간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시장조사업체 J.D. 파워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10월 새 승용차나 트럭을 사는 데 지불한 평균 가격이 4만5천600 달러(6천500만 원)로, 올해 7월에 찍은 역대 최고치 4만6천173 달러(6천590만 원)보다 낮아졌다고 전했다.

자동차 판매 딜러들의 매장에 재고가 조금씩 증가하면서 자동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으며, 제한적 범위이긴 하지만 저이율 할부판매나 할인판매도 재개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최근 미국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는 점도 신차 가격 하락의 한 요인이다.

자동차 가격 비교 사이트 에드먼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차 구입시 평균 대출금리는 5.7%로, 작년 같은 기간의 4.3%보다 높았다.

중고차 가격은 이미 올해 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며, 상장된 일부 중고차 소매 판매업체들의 마진도 3분기 들어 줄어들었다. 특히 5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된 자동차 모델들의 중고 가격이 많이 하락했으며, 이는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구입하려는 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간 바닥을 드러냈던 자동차 딜러들의 재고 상황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여간 지속된 반도체 등 공급망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일부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WSJ는 자동차산업 분야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9월말 기준으로 딜러들이 생산업체로부터 이미 공급받아 재고로 보유하고 있거나 배송중인 새 자동차나 트럭이 약 140만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6.9%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달 팔린 자동차 중 절반 이상이 권장소비자가격보다도 더 높은 값에 팔렸으며, 2020년 초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하면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여전히 약 33% 높은 상태다.

상장된 자동차 딜러 업체인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맨리 최고경영자(CEO)는 "신차 가격이 계속해서 조금씩 내려가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준까지 다시 떨어지는 일이 당분간은 없으리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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