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제조업 경기가 2년 5개월 만에 가장 저조했다는 지표가 나왔다.

1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지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43.1) 이후 가장 낮은 50.2로 나왔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29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유지했고 블룸버그·로이터가 조사한 시장 전망치 50.0도 살짝 상회했지만, 6월(53.0), 7·8월(52.8), 9월(50.9)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상대로 신규 주문, 생산, 고용, 재고 등을 설문 조사해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그보다 작으면 경기 수축을 각각 나타낸다.

세부 항목별로는 제조업체들이 지불하는 원자재 가격 등을 반영하는 물가 지수가 9월 1.7에서 10월 46.6으로 떨어졌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치다.

공급상들이 제조업체에 원자재 등을 인도하는 속도와 관련된 세부 지표 역시 52.4에서 46.8로 하락했다. 이 지표가 50보다 낮으면 그만큼 인도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초 이후 처음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가구·목공·제지·섬유 등 10개 업종은 경기가 수축한 반면 의류·기계·운송장비 등 8개 업종은 경기가 확장했다.

ISM 제조업조사위원회 티머시 피오리 의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기업들이 향후 잠재적인 수요 둔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미국 제조업 경기가 스태그네이션(침체)에 근접했다면서, 제조업체들의 수요 측면 지표들에서 명백한 경기 수축 징후가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세계적 경기후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로이터는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3%로 비교적 작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같은 날 발표된 미 노동부의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천70만 건으로 8월(1천30만 건)보다 늘어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한 당국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ISM과 별도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하는 10월 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52.0)보다 하락했지만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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