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對) 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려 분투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7가지 희소 원소를 뜻하는 희토류는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경제와 첨단 방위산업 등에 긴요한 자원이다.

특히 풍력 터빈과 전기 자동차, 첨단 전투기, 정밀유도무기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는 심각한 전략적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 1위 국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가공의 87%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희토류 채굴은 전 세계 생산량의 15% 정도에 불과하며, 자체 희토류 수요의 거의 80%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2017~2020년 미국의 첨단기술 분야에서 수입한 희토류의 대 중국 비율은 78%에 달했다.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도 미개발 희토류 자원을 갖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미국 못지않게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희토류 독점권을 자신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우려한다.

2018년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보조금 혜택을 통해 희토류를 저가로 세계시장에 대량공급하면서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19년 중국이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은 희토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문제는 10년 이상 미 의회 소관 위원회의 주요 의제에 올라 있기도 하다.

의회는 국방수권법에 오는 2027년 이후 중국산 희토류와 인쇄회로기판의 사용을 배제하는 조항을 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 희토류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희토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호주산 희토류를 수입해 미국의 정제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희토류에 대한 중국 독점에 대응하고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호주·일본 등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의존도 탈피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제인 나카노 에너지안보·기후변화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희토류 광물 단일 공급원(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길 원하지만 완전한 독립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려 하면 중국도 자체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 국영 광산업체들은 희토류 국내 생산을 확대할 여지를 갖고 있고,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인근 지역 자원에 대한 탐사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의 거의 70%를 담당하는 거대 기업 '중국 희토류 그룹'이 세 개의 국영 기업을 합병하는 것을 승인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관련 산업 지배력 강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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