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치솟는 물가로 인해 올 연말 쇼핑 대목에도 미국인들의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3일 C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전국소매연합(NRF)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1∼12월 소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9천426억∼9천604억달러(약 1천344조∼1천370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온라인 매출은 2천628억달러(약 373조원)로 지난해 2천389억달러(약 341조원)보다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명목 수치상으로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6.2% 각각 올랐다.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은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에 들어가고 소비자들도 구매를 크게 늘리는 한 해 최대 대목이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통해 위안을 얻으려 하면서 연말 쇼핑 시즌 소비가 늘었다.

2020년 연말 쇼핑 시즌 매출액은 7천773억달러(약 1천109조원)로 8.2%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8천893억달러(약 1천269조원)로 13.5% 늘었다.

NRF에 따르면 올 연말 미국 소비자들은 선물과 장식품, 음식 등에 832.84달러(약 119만원)를 쓸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추세와 비슷하지만, 물가 급등 때문에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은 줄어든다.

특히 식료품·에너지 물가와 집값 상승으로 압박을 받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는 이런 필수적 지출이 선물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팬데믹 기간 늘린 저축으로 소비자들은 의류나 전자제품보다는 식료품과 외식, 여행 등에 더 돈을 많이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임시직 고용 규모도 지난해 66만9천800명보다 적은 45∼60만명으로 추산된다.

컨설팅회사들의 예상도 비슷하다.

베인앤컴퍼니는 연말 쇼핑 시즌 명목 매출이 7.5% 증가하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매출은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올 연말 유통업체 명목 매출이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물가 상승을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감소하는 셈이다.

딜로이트는 이번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소매 판매가 4∼6% 정도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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