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직원들이 최근 회사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대량 해고 방침에 반발, 집단소송을 걸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트위터 직원들은 머스크가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해고에 나서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주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4일부터 감축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앞서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전체 직원의 절반인 약 3천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직원은 작년 말 현재 7천500명이다.

이와 관련, 연방 법률인 '노동자 적응·재훈련 통보법'(WARN)은 대기업이 대량 해고를 시행하기 최소 60일 전에 당사자에게 서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에 나선 근로자들은 사측이 이 법률 조항을 준수하고, 소송 참여권을 포기하는 서류에 서명하도록 직원들에게 권유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트위터는 피소 소식과 관련,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근로자 측을 대리해 소장을 제출한 섀넌 리스-라이오던 변호사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써먹은 각본을 반복하고 있다"며 "근로자를 보호하는 이 나라의 법을 계속 무시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테슬라가 인력 감축을 추진할 때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며 소송에 참여한 바 있다.

머스크가 지난달 27일 트위터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후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약 1주일의 기간 동안 예측할 수 없는 행보를 이어오며 직원들 사이 당혹감도 번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의 '트럼프식 경영'이 해고를 앞둔 트위터 직원들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WP가 소개한 사례를 보면 한 트위터 직원은 머스크가 대량 해고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던 지난 1일 새로 부임한 상사의 구글 캘린더가 온라인에 공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바로 조회해본 상사의 캘린더에는 당일 오후 5시 일정으로 'RIF 검토'라고 써 있었다고 한다. RIF란 '직원 감축'(reduction in force)을 뜻하는 영어 약자다.

또 다른 직원은 사내 메신저인 슬랙(slack)에서 우연히 사측이 목표로 하는 해고 대상 규모와 퇴직금 액수를 보게 됐다고 한다.

새 경영진 그 누구도 감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소문이 빠르게 퍼지며 회사 구성원 모두가 이를 눈치채게 된 것이다.

한 직원은 WP에 "트위터 문화가 하룻밤 사이 완전히 뒤집힌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전의 개방적인 기업 문화는 어느새 사라지고, 모든 게 의심스럽고 비밀스럽게 변했다는 지적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어떤 사업을 새로 추진할지를 놓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 직원들은 그가 도통 무엇을 하려는 의도인지 확신을 못하겠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경영진이 성인 콘텐츠 수익화에 활용될 수 있는 영상 유료화 기능을 1∼2주내 출시할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 직원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머스크를 겨냥해 "이런 비밀스러운 처우는 '프로'답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이는 "이건 심리적인 전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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