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마지막날 지원 유세를 이어가면서 총력전을 벌였다.

특히 공화당 상승세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경합지보다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을 찾아 민주당 지지자 결집에 막판까지 공을 들이며 '집토끼'를 단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 DC에 인접한 메릴랜드주 보위 주립대학에서 웨스 무어 주지사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양복 저고리를 벗고 소매를 걷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는 것을 뼈속까지 느끼고 있고, 지금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수호하고 선택하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이 순간에 부응할 것"이라며 "미국의 힘은 늘 그랬듯이 당신의 손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은 연설 중간중간 "조 힘내!"(Let's go Joe!)를 외치며 호응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한 표, 투표하는 것을 깜빡할 수 있는 이웃에게 전화 한 통, 투표소로 한 걸음,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우리가 혼자 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훨씬 큰 것이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미국 정부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엉클 샘'의 모자를 쓴 남자가 강당 위층에서 소리 지르는 것을 보고 "뛰어내릴 수 있을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뛰어내리지 말라"고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 남자를 제지하자 "마가(MAGA·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슬로건) 공화당과 저기 위 발코니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위협하는 남자는 기후위기가 닥쳤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임 제한으로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주지사가 물러나는 가운데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에서 무어 후보는 경쟁 후보를 앞서는 상태다.

이에 따라 그는 첫 흑인 출신 메릴랜드 주지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 지역에서 막판 유세를 하는 것은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흑인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공화당으로 상당수 이동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흑인 민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이 인터뷰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을 비롯해 흑인들이 많은 혜택을 받은 정책 성과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이기지 않으면 공화당이 우리가 한 것을 모두 없애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 중인 바이든 美대통령 부부

유세 중인 바이든 美대통령 부부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보위 주립대학에서 열린 유세에서 웨스 무어 주지사 후보(왼쪽)와 손을 들고 있다. 2022.11.7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이 40% 안팎으로 높지 않은 데다가 인플레이션 대응 등 경제 정책의 문제점을 공화당이 집중해 부각하고 있어 경합지 후보들은 오히려 바이든의 방문을 꺼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민주당 강세 지역 중 일부는 공화당이 치고 올라오면서 경합지로 바뀐 경우도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뉴욕 캐시 호컬 주지사 후보 지원을 했는데 공화당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서 예상외로 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민주당 전국위원회 화상 리셉션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공화당이 이기면 우리가 미국인으로 갖고 있던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 일자리 등 많은 것이 위험에 빠진다"면서 "선거는 선택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우리가 이긴다. 한 통이라도 더 전화하고 한 집이라도 더 방문하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처방 약값 인하 등의 성과를 재차 거론하면서 "부자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근로자들은 우리를 필요로 한다"며 공화당의 경제 철학과 민주당 경제정책을 다시 대비시켰다.

그는 이어 "기대가 큰 것처럼 들리는 것을 알지만 만약 우리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라"면서 "나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내일(8일)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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