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 관현악단인 뉴욕 필하모닉에서 창단 18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연주자의 수가 남성 연주자 수보다 많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뉴욕 필 단원 중 여성이 45명으로 남성의 수(44명)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뉴욕필은 단원 16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여성 우위 시대가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1960년대에는 전용 공연장인 링컨 센터에 여성 연주자용 탈의실이 없었을 정도로 남성 일색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징적인 변화라는 평가다.

뉴욕필에는 1922년부터 10년간 여성 하피스트 1명이 재적했지만, 이후 1966년까지 모든 단원이 남성이었다.

뉴욕필은 1970년대부터 연주자의 성별이나 인종 등 외관을 볼 수 없는 블라인드테스트로 단원을 선발했다.

여성 연주자의 수가 많은 미국 내에서도 보스턴이나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 유명 악단에선 아직 남성 단원의 수가 여성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빈 필하모닉은 1997년까지 여성 연주자의 입단 오디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데버라 보르다 뉴욕필 대표는 "여성 연주자들은 실력으로 공정하게 입단한 것"이라며 "세상의 남녀비율은 50대 50"이라고 말했다.

다만 뉴욕필 연주자 중에서도 여성 수석이나 부수석은 아직 3분의 1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한 1842년 창단 후 단 한 번도 여성이 음악 감독 자리에 오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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