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일찌감치 반기를 들어온 리즈 체니 하원의원이 1·6 의회난입 조사특위 최종 보고서를 놓고 일부 특위 관계자들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니 의원이 보고서의 초점을 지나치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추다 보니 상당수 조사 내용이 누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특위에서 활동한 전현직 관계자들은 특위 부위원장인 체니 의원이 최종 보고서를 사실상 전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할애, 사법 및 정보당국의 대응 실패를 비롯해 극단주의 단체 및 폭도들의 실체 규명을 위한 여타 조사 내용이 상당수 누락될 위기에 처했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한 전직 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모두는 조사 내용이 공중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사명감에 작업을 수행했다"며 "그러나 위원회가 체니의 대선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많은 사람이 낙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사건 발생 당시 사법 및 경찰 당국이 사태 대응에 실패한 원인을 충분히 규명하고자 했지만, 상당수 내용이 최종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체니 의원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선거 결과를 뒤집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저항하려 했던 첫 대통령"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가 무엇을 했는지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체니 의원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인 체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중반까지만 해도 그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공화당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의회난입 사태를 거치며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시 다른 공화당 의원 9명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고, 이후 당직에서 축출되는 등 정치적 험로를 겪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지역구인 와이오밍 당내 예비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해리엇 헤이그먼에게 패배, 내년 1월이면 의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헤이그먼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체니는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체니 의원 공격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체니를 아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며 "그녀는 완전히 정신병자이고,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에 신경쓰지 않으며, 와이오밍에서 패배에 분노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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