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수장으로 다시 복귀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가입자 확대가 아니라 수익성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아이거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콘텐츠 지출로 (가입자 확대를) 추구하는 대신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을 추구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회사의 전략을 결정할 때 창의성을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리밍 사업에서 가입자 추가가 아니라 돈 버는 것을 우선하겠다는 아이거 CEO의 발언은 많은 투자자가 요구해온 방향대로 전략적 전환을 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체이펙 전 CEO 시절 디즈니는 스트리밍 사업 강화에 나서며 이번 회계연도에만 콘텐츠 지출에 거의 300억 달러를 썼다.

또한 주력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요금을 경쟁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함으로써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이러한 덩치 키우기 전략 때문에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부는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14억7천만 달러 순손실을 냈다.

아이거 CEO는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매우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비용 절감 조치를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밥 체이펙 전 CEO 시절 발표한 채용 동결 계획을 유지하겠다면서 "채용 동결은 회사의 과제 측면에서 현명한 조치이고 이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즈니와 애플의 합병설에 대해선 "순전한 추측"이라고 일축한 뒤 디즈니의 장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CEO로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디즈니 이사회는 지난 20일 체이펙 전 CEO를 경질하고 과거 15년간 회사를 경영했던 아이거를 새 CEO로 선임했다.

아이거는 2005∼2020년 디즈니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시장 점유율을 5배 늘렸고,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해 회사를 콘텐츠 제국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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