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 일본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기록한 점유율이다.

 

일본은 2일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역대 월드컵 최소 점유율 승리 진기록을 세웠다.

통계전문사이트 옵타는 "일본 대표팀은 스페인전에서 17.7%의 볼 점유율을 올리며 2-1로 이겼다"며 "이는 역대 월드컵 사상 가장 낮은 볼 점유율 승리 기록"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1위 기록은 한국 대표팀이 갖고 있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전에서 26%의 볼 점유율을 찍었다.

일본은 이 기록을 무려 8.3% 포인트나 떨어뜨리며 승리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일본이 낮은 점유율로 승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일본은 지난달 24일 독일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당시 역대 2위 기록이었던 26.2%의 볼 점유율 승리(2-1)를 거뒀다.

기뻐하는 일본 축구 선수들

기뻐하는 일본 축구 선수들

[AFP=연합뉴스]

 

볼 점유율은 경기 총 패스 수 대비 해당 팀 패스 수의 비율로 계산한다. 이날 스페인은 총 1천70개, 일본은 224개의 패스를 했다.

일본의 기록이 얼마나 진기한 것인지는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알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 패스 기록을 공식적으로 작성하고 있는데, 이후 상대팀에게 700번 이상의 패스를 내주고 승리한 경우는 딱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는 모두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 세운 것이다.

첫 번째 경기는 지난 24일 독일전으로 당시 독일은 820개, 일본은 261개의 패스를 했다.

일본이 세운 진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월드컵 단일 대회에서 전반전을 뒤지다가 역전승을 두 차례 이상 거둔 역대 세 번째 팀이 됐다.

이 기록은 193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브라질,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독일 이후 처음이다.

일본-스페인전에선 선수 개인 최다 패스 기록도 나왔다.

스페인의 미드필더 로드리(26·맨체스터 시티)는 총 215회의 패스를 했고, 이는 공식 기록을 작성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최다 기록이다.

그동안 축구에선 점유율이 높은 팀들이 승리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공격과 슈팅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잡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팀이 '티키타카'라고 불리는 '패스 축구'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비를 걸어 잠근 뒤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높이는 '늪 축구'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은 체격과 기술의 열세에도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허를 찌르며 전차군단과 무적함대를 연이어 격파했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아시아 국가 최초로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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