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폭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정책의 주요 판단 근거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등을 두고 연준 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발표한다.

연준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지난달까지 4차례 연속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을 단행, 금리 상단을 4.0%로 올린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르면 이번 달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0.5%포인트 인상설이 힘을 받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73.5%)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26.5%)보다 높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연준 인사들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모두 동의해왔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없애기 힘든지에 대한 평가와 연준의 대응 방안을 두고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준 내 의견이 나뉘어 파월 의장이 2단계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나 3단계로 고금리 유지 등의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가 기준금리 고점 수준과 고점 유지 기간 결정 등 2가지 난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연준 인사들은 주로 인플레이션과 임금 관련 압력에 대한 전망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는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진정될 것으로 보고 조만간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

비둘기파는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 불필요한 수준의 경기 둔화와 실업을 촉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점검할 시간 없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렸다고 보고 있다.

반면 매파(통화긴축 선호)는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더 높은 금리 수준이나 더 긴 고금리 기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고용이 뚜렷이 둔화하지 않는 한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3∼4% 수준이 될 전망이며,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1970년대식의 과오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 정도로 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소개하면서, 현재까지는 파월 의장이 그러한 전망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또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준이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FOMC 회의 첫날인 13일 인플레이션 압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다.

CNN비즈니스와 폭스비즈니스 등 미국 매체들은 11월 CPI가 점차 진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11월 CPI가 전월 대비 0.2∼0.3%,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해 10월의 전월 대비(0.4%) 및 전년 동기 대비(7.7%) 상승률보다 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연준 위원들의 FOMC 논의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외식이나 숙박 등 임금에 의존하는 부문의 물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