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아프리카 국가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8년 만에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49개국 정상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 50여 명을 14일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주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아프리카연합(AU)의 주요 20개국(G20) 가입 환영 입장을 밝혔고, 15일까지 이어지는 회의 기간에 아프리카에 향후 3년간 550억 달러(약 72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약할 예정이다.

회의 첫날에는 동시다발적인 다양한 행사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등이 총출동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런 노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최대 외교 목표가 된 마당에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중요한 포석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 우크라이나전의 여파로 일부 밀과 에너지 부족 등의 타격을 입었음에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는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러시아 경제에 부과된 가혹한 제재가 우크라이나전의 외교적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식민지배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주민들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옛 소련 시절부터 수십 년간 이어진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오랜 우호 관계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고립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이 같은 사실을 강조하며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한편 이번 회의는 중국으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미국 쪽으로 더 가까이 끌어당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을 천연자원의 공급처이자 자국 소비재를 판매할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와 공유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결정적인 시기가 될 향후 10년간 아프리카 각계각층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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