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머스크의 전용기 행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봇(자동 정보검색 프로그램) 계정을 정지시켜 논란이다.

머스크는 앞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전용기 추적 트윗도 보호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15일 CNN과 CNBC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제트기'란 뜻의 '일론제트'(@ElonJet) 트위터 계정을 운영해온 잭 스위니(20)는 14일(현지시간) 해당 봇 계정이 트위터에서 정지됐다고 그의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스위니의 개인 트위터 계정 역시 이날 오후 정지됐다.

팔로워가 50만여 명에 달했던 일론제트 계정은 머스크의 전용기 항로를 추적해 비행기가 언제 어디에서 이착륙했는지, 여행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보여줬다.

스위니는 인터넷에 공개된 비행기 항로 정보를 활용해 머스크의 전용기를 따라가는 봇을 만들어 실시간 동향을 제공해 왔다.

스위니는 같은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등 여러 유명인사의 전용기를 추적하는 봇 계정도 운영해 왔는데, 이들 모두 함께 정지됐다.

계정 정지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위니는 트위터 측으로부터 '당신의 계정이 트위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돼 영구적으로 정지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CNN에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434억 달러(약 56조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7일에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자신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하며 "내가 위험해지는 일이 있어도 나의 비행기를 추적하는 계정을 막지 않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7일 올린 트윗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7일 올린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외신들은 머스크가 한 달여 만에 이런 약속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표현의 자유를 거듭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혐오 발언으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던 극우 보수 성향 인사들의 계정을 잇달아 복원시킨 바 있다.

머스크는 봇 계정 정지에 대해 자신의 트윗 답글에서 "실시간으로 어떤 이의 장소 정보를 게시하는 것은 사생활 보호 정책 위반"이라며 "그러나 지체된 정보 제공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인 스위니는 2020년 6월부터 일론제트를 운영했으며, 자신이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자신의 동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봇 계정을 '눈엣가시'로 여겼고, 지난해 11월에는 "미치광이한테 총을 맞는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이 계정을 내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또 머스크는 올해 1월에는 5천 달러(약 650만원)를 주겠다며 스위니에게 계정 삭제를 제안했으나, 스위니가 "5만 달러(약 6천500만원)로 올릴 수 있느냐"고 맞받아치자 제안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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