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재선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매치가 아닌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의 대결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작년 11월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바람몰이에 나섰지만, 선언 이후 오히려 역풍에 시달리며 지지세가 줄어드는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차기주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차기 대선 출마 의향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연말 휴가 직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만간 출마 여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 휴가를 끝내고 2일 백악관에 복귀했으며 다음날 곧바로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

예상을 깨고 중간선거 선전을 이끌며 정치적 입지를 굳힌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는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반면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로 한동안 회자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중간선거 부진 책임론과 헌법 부정 발언 등 각종 구설에다 1·6 의회 폭동에 대한 법적 책임 압박 등으로 공화당 지지층에서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보다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일전에 초점을 맞춰 대비해야 할 이유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1일 발표된 마르케트 대학 로스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10%포인트나 앞섰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선 각각 42%의 지지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차기 대선이 바이든과 디샌티스의 싸움이 되리란 관측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다.

연말 휴가 마치고 백악관 복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말 휴가 마치고 백악관 복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맥락에서 초점은 그간 트럼프에 주안점을 둬왔던 바이든 대통령이 과연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경쟁에서는 이길 수 있느냐는 데로 맞춰진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일 "바이든이 중간선거에서 선전했다면, 디샌티스는 (주지사선거에서) 압승했다"며 "디샌티스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이긴다면 바이든에게는 매우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다. 이미 만 80세를 넘긴 바이든의 고령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경쟁할 경우 이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어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현재 44세로, 세대교체라는 선명한 차이를 앞세울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76세여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나이를 둘러싼 논란이 상대적으로 덜 불거질 것이란 상황과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공개된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50%는 차기 대통령으로 51∼65세의 대통령을 원한다고 답했다. 35∼50세 대통령을 원한다는 응답은 25%였고, 66∼80세 대통령을 바란다는 답은 8%에 그쳤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두려움에 신빙성을 더하는 조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기록으론 대부분의 민주당 지지층이 경쟁자와 무관하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지만, 일부는 (바이든 맞상대로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보다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크리스티나 엔텔로는 바이든 대통령은 입법 성과와 중간선거 선전에도 그의 나이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여전한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주지사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주지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각종 과정을 거치면서 약점이 차곡차곡 쌓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 후보로서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은 두고 볼 문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주요 입법을 주도해 관철한데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참패 예상 속에서도 민주당을 중간선거 선전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디샌티스 주지사 등 어떤 공화당 후보와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전략가인 마이클 스타 홉킨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예측할 수 없던 방식으로 민주당 통합에 애썼고, 진보와 온건파 연합을 구축해 중간선거 승리 조합을 만들었다며 "내가 디샌티스라면 바이든과의 맞대결을 재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로비스트이자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 보좌관을 지낸 마크 램프킨은 이번 중간선거는 인물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뒤집기 판결 같은 이슈에 대한 것이었다며 외부 요인 등의 중요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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