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회사 테슬라 주가가 새해 증시 첫날인 3일 수요 약화와 물류 문제 등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2년 새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2.2% 급락한 108.10달러로 장을 마쳤다.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4%대 낙폭을 기록한 테슬라는 이날 하루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약 63조8천억원) 가까이 사라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트위터 경영에 전념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오너 리스크'와 중국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65.0%나 추락한 데 이어 새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우선 테슬라가 지난 분기 역대 최대 생산에도 고객에 인도한 물량이 시장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인도 대수는 131만대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나, 연간 50% 성장이라는 회사 목표치에는 미달했다. 작년 4분기 인도량(40만5천278대)도 월가 예상치(43만1천117대)를 밑돌았다.

생산량과 인도량 사이의 차이가 커지면서 생산된 신차 3만4천 대가 제대로 인도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래픽] 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 테슬라 주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bj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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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세스 골드스타인은 테슬라가 성장 둔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경기둔화에 더 큰 충격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 주가가 전기차 시장의 경쟁 격화와 세계적 수요 둔화로 향후 몇 달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는 실제로 지난해에 이어 이번 달에도 상하이공장 생산을 축소할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한 트리플D트레이딩의 애널리스트 데니스 딕은 "테슬라 주가에 많은 악재가 있지만, 특히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확실히 악재"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시총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이후 트위터에 몰두하는 바람에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약 3천700억달러(약 472조원) 감소했다.

이날 JP모건이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150달러에서 125달러로 낮추는 등 최소 4개 증권사가 목표주가와 실적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들은 테슬라의 인도 목표량 달성 실패와 중국·미국에서 추가 인센티브 제공에 따른 비용 증가·이익 감소를 지적했다.

테슬라도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도 상하이공장의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주도해온 톰 주 중국법인 대표를 주요 시장의 차량 인도와 핵심 생산시설 운영을 총괄하는 사실상 2인자로 승진시켰다고 로이터가 이날 전했다.

톰 주는 중국법인 대표와 아시아 판매 담당 총괄임원직을 유지하면서, 미국 내 공장 운영을 총괄하고 미주·유럽 영업도 담당하게 됐다.

테슬라는 이 사안에 대한 로이터의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테슬라는 이날 피드몬트 리튬사와 올해 하반기부터 2025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물질인 리튬 12만5천t 공급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이번 계약조건은 가격을 고정했던 기존 계약과 달리 시장 가격과 연동하게 돼 있다. 따라서 최근 리튬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세인 점을 감안할 때 테슬라 입장에서 원가 상승 부담이 우려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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